성모님의 발이 출혈을 멈춰주신 것 같아요.

  • 2004년 2월 급성 림프암 진단
  • 2005년 4월에 골수이식 받기 전 남양성모성지 순례, 미사 봉헌과 안수
  • 2005년 4월 20일 새벽 2시, 무균실에서 성모님의 도우심 체험
  • 월보 176호(2005년 12월호) 게재

 

보잘것없는 저희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찾아뵈었을 때 잠시 말씀드렸던 성모님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셨던 은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결혼 후 아내 안젤라의 인도에 의해 영세를 받고 주일미사 참례와 레지오 활동 등 평범한 신앙생활을 해왔습니다. 반면에 아내 안젤라는 비교적 열심한 기도 생활과 함께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은 편으로 평소 저희 가족의 영적인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04년 2월 하순에 제가 우연히 병원에서 급성 림프암으로 진단받았습니다.

평소 건강 체질이었던 저에겐 정말 청천에 날벼락 같은 일이었습니다.

죽음의 선고와 같다고 여기던 암이 저에게 나타나다니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날 바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병 치료 외에 저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주님과 성모님께 기도드리며 매달리는 것뿐이었습니다. 안젤라의 한결같은 새벽 미사와 손에서 떠나지 않는 묵주기도, 아이들의 회개와 열심한 기도생활 등은 힘겨운 투병 생활을 해야 하는 저에겐 엄청난 힘이 되었습니다.

2005년 4월에 골수이식을 받는 치료를 할 수 있게 되어 이식을 하기 전 남양성지를 찾아 미사를 드리고 신부님으로부터 안수도 받고 하여 비교적 평온한 마음으로 무균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성모님의 은총을 경험한 것은 4월 20일 새벽 2시 무균실에서였습니다.

4월 20일 0시에 간호사가 저의 심장정맥관(항암제를 투여하기 위해 심장의 정맥에 미리 연결한 주사관)에 항암제를 꽂아 놓고 나갔습니다.

밤새도록 들어가야 하는 주사였습니다. 잠결에 제가 정맥관을 잘못 건드려 끊어진 것 같았습니다. 새벽 2시쯤, 꿈속이었을까? 환영을 본 것일까요? 성모님께서 무언가를 밟고 계시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이 떠졌고 베개와 이불은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심장정맥관으로부터 나오는 피가 멎어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심장정맥관은 0.5mm나 되는 제법 굵은 관이고 더구나 항암제를 맞으면 피를 응고시키는 혈소판이 적어져 저절로 응고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말입니다.

비상벨을 울려 간호사의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다음에 아내 안젤라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아내 안젤라는 그때가 몇 시였느냐고 물었습니다.

새벽 2시였다고 하니 ‘아! 성모님께서 당신을 구해 주셨구나!’라고 하더라구요.

그날 안젤라는 그 시각에 뭔가 너무 불안한 마음에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성모님 상의 발을 부여안고 계속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었답니다.

성모님의 발이 저의 심장정맥관에서 피가 더 이상 나오지 못하게 밟고 계셨던 것인가요?

 

그리고 저를 깨우신 것인가요? 두렵고도 감사한 일입니다. 이후에도 폐렴 합병증 등 많은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치료되어 지금은 건강하게 체력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신부님, 앞으로도 계속 성모님의 은총 속에 살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신부님께 말씀드립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