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성모님의 미소와 앉아 있는 자세는 반가사유상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미사포와 의복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역사 깊은 종교적 유산과 풍부한 가톨릭 문화를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 작가 이수경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2024>는 남양성모성지에 헌정된 조각상이다. 이 조각상은 3D 모델링을 통해 제작되었으며, 얽히고설킨 매듭 사이의 장미 한 송이를 바라보는 성모님의 미소를 표현하고 있다.


성모님의 미소와 앉아 있는 자세는 반가사유상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미사포와 의복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에서 가져왔다. 이렇게 한국의 역사 깊은 종교적 유산과 풍부한 가톨릭 문화를 조화롭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 작품은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이라는 유명한 그림을 재해석한 것으로, 이 그림은 프란치스코 교황님(Francis, Jorge Mario Bergoglio)이 사랑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원작은 18세기 초 독일 화가인 요한 슈미트너(Johann Schmidtner)에 의해 그려졌다. 교황님이 이 작품에 대해 널리 알리며, 삶의 고난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은 위로와 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글 이수경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2024>, 2024, 3D 모델링, 프린팅, 우레탄 도장, 65 × 29.7 × 38.1 cm.
Photo by Yang Ian ⓒYeesookyung
Photo by Yang Ian ⓒYeesookyung

신심의 유래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에 대한 표현은 리옹의 성 이레네오(130/140?~202년경)에 의해 처음 생겨났다. 성인의 대표적 저서 『이단논박』에서 ‘하와의 불순종으로 생긴 매듭이 성모님의 순명으로 풀렸다’는 표현을 볼 수 있는데,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은 바로 여기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17세기 초 오스트리아 출신 야콥 렘 신부(예수회)가 결혼생활 위기에 처해있던 독일 귀족 부부를 위해 성모님께 기도한 데서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신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렘 신부는 성모님께 “부부 사이에 묶인 모든 매듭을 풀고 둘 사이를 매끄럽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부부는 이혼을 피하고 가정의 평화를 되찾았다. 몇 년 후 이 부부의 손자가 감사의 뜻으로 렘 신부가 사목했던 아우크스부르크의 성 베드로 암 페를라흐성당에 요한 슈미트너가 그린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성화를 봉헌하면서 이에 대한 신심이 지역에 퍼지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1980년 초 프란치스코 교황(당시 베르골료 신부)은 독일 유학 중 ‘매듭을 푸시는 성모’ 그림을 보고 감명받아 이에 대한 깊은 신심을 지니게 됐다. 귀국할 때 그는 그림의 복사본을 가져갔고, 남미 지역에 이 신심을 전파했다. 그가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이 되면서 신심은 더욱 널리 퍼졌다. 1988년에 이르러 9일 기도문이 일반 대중에게 퍼졌고, ‘매듭을 푸시는 성모’ 신심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현재 교황의 접견실에도 이 성화가 걸려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의 기도를 가장 잘 중재해 주시는 성모님께 우리는 탄원의 기도를 드리며 얽혀 있는 삶의 매듭을 풀어주시기를 간청한다”며 그분께서는 사랑이 충만한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리의 탄원을 들어주신다고 말한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문제들, 우리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떨어뜨려 놓는 죄들에 가로막혀 있다면 성모님께 맡겨드리고 도움을 청하자.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스케치. 사진 이수경 스튜디오 제공
사진 숨프로젝트 제공

작가 이수경
이수경은 과거와 현재, 생명과 죽음, 현실과 비현실, 세속적이거나 성스러운 것, 개인과 타인, 사회와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며 다양한 분야로 작업의 스펙트럼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 홍콩 M+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2024>

 

작가 

이수경

 

3D 모델링 

류종원

 

3D 프린팅 및 채색 

글록

 

사진 

양이언

 

기획 

숨프로젝트